추천사

이번호에 김형진님의 ‘화장터 허깨비’를 천료로, 이승민님의 ‘앵두나무 앞에서’와 이예경님의 ‘어머니’를 초회 추천으로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미 김형진님은 초회에서 ‘솔바람 소리’로 단단한 문장력에 치밀한 구성을 보였는데, ‘화장터 허깨비’에선 무거운 주제와 심오한 사색을 친근한 구성과 문장으로 야무지게 마무리했다.

그는 여기서 ‘죽음’의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연성을 보였고, 실체를 모르는 관념의 작희를 넌지시 경고함으로써 우리 문단에 결핍된 사유 수필, 그 새로운 원군으로 기대하고 싶다.

‘앵두나무 앞에서’는 관념이 반복되고 논리가 애매한 부분이 보이긴 하나, 잠재의식의 포착과 전환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관조하는 심리적인 처리로 독특한 솜씨를 보여 주었고, ‘어머니’ 또한 마무리에서 인식이 보이고 감동을 희석시키는 흠을 보였지만, 친정어머니를 절절이 그리는 형상화가 상당히 성공적이라 보여진다. 초회를 넘긴 분들은 배전의 각오 있길 바란다.   (편집위원회)

 

 

천료 소감

 

초등학교 적, 집에서 학교까지 거리는 십리가 넘었다. 겨울철이면 학교에 갈 때마다 호주머니에 고구마 몇 개씩을 넣어가지고 가다가 한길이 끝나는 고개의 다복솔 밑에 그것을 숨겨두고 가곤 했다. 학교가 파해 돌아올 때엔 고무신을 벗어 들고 줄달음질쳐 와, 솔폭 밑에서 고구마를 찾아 잔디에 문질러 먹는 그 맛이란……. 그런데 매사에 건성 건성인 나는 고구마를 숨겨 둔 다복솔에 표해 놓는 일을 깜박 잊어, 근방 다복솔들을 걷어차고 다니다가 허망히 돌아오는 일이 많았다.

나는 지금까지 너무도 많은 것들을 그렇게 잃어 버리면서 살아왔다. 이제라도 그 잃어 버린 것들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일을 위해 나의 남은 정열을 한번 쏟아보려 한다. 기회를 주신 ‘수필문우회’ 편집위원회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