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경제의 어려움을 견디는 의지가 수필에도 배어 있다.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 문학의 임무라지만 우리 문단의 수필은 그다지 정면적이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 응모작 속에는 그러한 시도가 보여서 선자의 관심을 모았었다.

초회 추천으로 박철호 님의 ‘편지’와 천료로 고인숙 님의 ‘겨울나기’를 뽑기로 편집위원회의 뜻을 모았다. 우선 두 편 모두가 긍정적이고 지향적이어서 좋았다. ‘편지’가 기계화 시대의 메말라가는 인간주의를 지향했다면, ‘겨울나기’는 혹한과 경제 위기 속에 슬기로운 인내를 지향했다.

‘편지’는 편지의 긍정·부정의 양면을 제시하면서 어느 재건중학생의 편지를 단순한 편견으로 야단을 쳐서 편지가 끊겼던 옛날을 아쉬워하는 추억과 함께 정이 담긴 편지 쓰기를 넌지시 제언했는데, ‘한 장의 편지지에 강바람도 담고 산새의 지저귐도 담자’는 결미가 역시 온유하고 넉넉한 솜씨를 보였다.

‘겨울나기’는 공원과 동학 혁명지에서 만난 은행잎과 그 나목을 그리며서 저들의 ‘수분 부족을 막기 위해 기공을 닫아 모든 영광을 땅 위로 되돌리는 겨울 나무’의 미덕을 칭송하고, 추운 겨울을 이겨낸 나무만이 선명하다는 나이테를 기리면서, 그 덕성과 그 성취를 우리들 불행한 시대를 견디는 노숙자들이 받기를 바라고 있다. 그 마음씨, 훈훈커니와 시적인 형상 찾기와 간결한 문장이 한 몫을 더 얹어 주었다.

끝으로 아쉽게 탈락한 ‘내 발자욱이 있는 그곳’, ‘무채색’, ‘미시와 아줌마’ 등이 있다. 모두 문장은 좋았지만 쓸모없는 넋두리가 많거나 문맥의 산란, 거기다 목소리가 분명치 않아서였다.

 

                                                                                <편집 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