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천 사 -

 이번에는 응모작도 적지 않았거니와 작품 솜씨도 빼어나서 모처럼 한 편을 천료하고 세 편을 초회 추천하는 잔치를 벌였다.

지난 호에 ‘편지’로 초회를 통과한 박철호 님은 ‘벽난로 앞에서’로 당당히 입성했는데, 그는 화마(火魔)의 원인일 수도 있는 불장난을 즐겼던 자신의 회고를 통해 40代의 고개에서 왕성한 화력을 뿜고 있는 인생이라는 벽난로를 상징하였는데 그 착상도 좋거니와 불꽃 속에 인생의 꿈을 펼치려는 힘이 보여서 더욱 좋았다.

초회로 올린 세 편은 그 풍격과 소재가 서로 달라서 개성이 뚜렷했다. 심규호 님의 ‘부운재(浮雲齋)’는 어느 사학자 연구실에서 벌어진 시끌벅적한 풍경을 코믹하게 ‘뜬구름 카페’로 명명하고 시종을 재미있게 이끌면서도 그 속에 간과할 수 없는 시대적·민족적 명제를 넌지시 드러냈고 더구나 그것들이 뜬구름처럼 사라졌다고 풍자와 사유를 함께 하여 비평수필의 소지를 보였다.

권태숙 님의 ‘산과 물 사이’는 지자(智者)를 동경하던 젊은 시절의 의식과 인자(仁者)를 존경하는 중년의 의식 전변을 그렸는데, 거기서 죽고 싶을 만큼 좋아했던 바다가 나이 들면서 생명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산으로 대체되었노라는 체험과 사고의 변화를 써서 지성수필의 가능성을 보였다.

박용화 님의 ‘조각난 사진’은 결혼 초, 남편의 외박 때문에 신혼 사진을 모조리 찢어버릴 만큼 분노했지만 뒷날 이성과 용서로서 갈등을 극복하고 한 인간의 완숙을 지향하게 되었노라는 고백적인 서정수필을 꾸며내었다.

이밖에도 마지막에 아깝게 탈락한 ‘문인석’, ‘백설기’의 작품도 좋았다. 전통과 유물을 미화하고, 박래된 대형 매장을 저주하는 회고적 정서를 보였지만 그 구성에 균형을 잃었거나 중복의 누를 범하였다.

                                                                                         

                                                                                       ─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