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후기

올 여름 찜통 속에서 가을호를 빚어냈다. 그런데 많은 작품이 침묵과 고행, 그 흔적이 묻어 있다. 수필가에게 여름의 성장이 이것일지 모른다.

권두에 김규련 선생을 모셨다.

‘귀로의 산책’. 산사로 가는 길에 선을 구하더니 귀로에는 껍데기로 돌아왔다. 그걸 ‘무상의 환희’라 했다. 우리들의 고뇌, 우리들의 일상이기도 했다.

이번 합평은 ‘깃발’의 시인 유치환의 수필 ‘쫓겨난 아담’.

역시 서로 다른 시각을 들고 나와 불을 튕겼다. 좌절과 탐미라는 주제가 포개졌지만 탄탄치 못한 문장이라는 지적을 남겼다.

본지는 이번 호에 처음으로 세 분을 천료시켰다. 파격적이다. 신인으로 개성과 능력이 보여서다. 등단의 문을 넓혀서가 아니라 문재가 일시에 몰려와서이다.

지난 7월, 본지 출신 천료작가들이 모임을 가졌다. 비록 적은 식구지만 저마다 빛을 뿜어서 이 나라 문단에 봉화 하나 세워주길 빈다. 그렇게 믿는다.

 

                                                                                           ─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