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것들의 행방

                                                                                               鄭木日

 나는 알고 싶다. 떠나는 것들, 사라지는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사라지는 것들의 행방이 궁금해서 망연자실할 때가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과연 어디로 갔을까. 과거로 간 것일까, 미래로 간 것일까.

 

종 소리를 듣고 있다가도 깊은 착각에 빠진다. 종 소리는 희미한 여운을 남기며 과거로 가는가, 미래로 흘러가는가. 내가 들을 수 없을 뿐이지, 어디인지 가고 있을 텐데……. 사라져간 종 소리가 다시 들려올 것만 같아 허공에 귀를 대보곤 했다. 도대체 어디로 행방을 감춰버린 것일까.

 

소멸하는 것은 모두 과거의 기억이 되어 퇴색되고 마는가. 미래의 등뒤로 숨어버려 보이지 않는 것일까. 나에게서 떠났다고 해서 사라져버린 것일까. 떠난 사랑이 다른 이에게 가 더 향기로운 꽃을 피울 수 있듯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고 있는 게 아닐까.

 

아름다운 노을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과거의 하늘로 돌아가 버린 것일까, 미래의 하늘로 떠나가는 것일까. 노을진 공간을 메우는 어둠은 시시각각으로 깊어지고 있다. 나는 어둠 속에 우두커니 서서 사라진 노을을 생각하곤 했다.

 

흐르는 강물은 어디로 가는가. 언제나 오는 것은 과거에서 현재로, 가는 것은 현재에서 미래로 움직이는 것을 말하지만, 나는 알 수가 없다. 무엇이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며 무엇이 되는가. 인간은 과연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꽃은 져서 어디로 갔을까. 땅에 떨어져 과거로 돌아가는가, 미래로 행방을 감추는가. 때때로 과거와 미래의 분간이 애매해지는 것을 느낀다. 탄생이 미래만 같고 죽음이 과거인 양 느껴질 때가 있다. 소멸은 무엇이며 사라지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구름이 흐르지 않으면 어찌 되겠는가. 강물이 흐르지 않으면, 세월이 흐르지 않으면…, 계절이 변하지 않으면 어찌 되겠는가. 살아간다는 건 떠나는 것을 의미하며 종내는 사라져가는 것이 아닌가. 머무름도 떠남의 한 과정에 불과하다.

 

이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땐 별빛처럼 경봉선사(鏡峯禪師, 人寂. 전 통도사 조실)의 말씀이 떠오른다.

어느 날, 경봉선사와 한 스님이 선문답을 나누고 있다.

“어떤 것이 적멸(寂滅)이며, 그 열쇠는 어디에 있습니까?”

“스님이 있는 곳에 문은 몇 개이며, 그 열쇠는 어디에 두었습니까? 자기가 있는 집인데 모를 리가 없지요. 적멸은 바로 그대이며, 열쇠는 바로 그대가 가지고 있지 않는가요.”

 

사라지는 것은 새로움을 위한 순리, 영원으로 가는 모습이 아닌가. 과거와 미래는 각각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게 아닐 듯싶다. 영원의 고리에 이어져 순환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나는 알고 싶다. 떠나는 것들, 사라져가는 것들은 정녕 어디로 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