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이번 호는 모처럼 풍성한 수확이다. 두 사람의 창작 천료 말고 평론 제1호를 띄운다.

본지 창간의 뜻이 한국 수필의 위상 제고라면 짐짓 수필의 교통꾼으로 평론을 기를 일이다. 아주 늦게사 박장원의 ‘기운과 성령의 통일’이라는 근원 수필론에게 그 첫번째 영광을 씌웠다. 첫째 그의 수필을 전공해서 수필을 쓰고 평했다는 탄탄한 바탕을 샀고, 두 번째 평론을 개진하는 태도와 방법이 온건하면서 객관적이다는 사실, 세 번째 자기의 목소리가 뚜렷하되 그 음색은 수필처럼 온유하고 완곡하다는 것이다.

그는 정규 대학원에서 중국 고전수필을 전공한 뒤 수필을 창작, 이미 두 권의 수필집과 한 권의 평론을 낸 만큼 근원수필을 접근함에 있어서도 근원수필의 원류요, 환경이랄 수 있는 그 미학적 배경과 미술의 경륜, 그리고 중국 수필과 미술의 맥락을 추려서 근원수필의 흐름을 파악했다. 곧 근원수필의 축축한 감성과 꼿꼿한 개성은 동양적 문인화의 기운과 동양적 선비의 성령을 발양한 것임을 밝혔고, 더구나 그 필체가 평론가 특유의 개념적·지시적인 낱말의 긴장이 아니라 수필가다운 온유와 함축을 보인 것이다.

‘포장마차의 소녀’로 초회를 통과한 강인희는 ‘토끼섬’으로 천료, 순풍에 돛을 달았다. 시장에서 팔리는 토끼를 보고 그 토끼를 연민하는 정이 작가의 고향인 제주도 토끼섬으로 발전하기까지, 소탈한 서정문임에도 그 안에는 제주 해녀의 고락, 나아가서 여인은 뭍에서 살어야 행복하다는 운명론과 자유론을 내재시킨 솜씨가 능란해서다. 가까이서 멀리, 옅은 데서 깊은 데로 끌고 가 살짝 클라이맥스를 보이는 구성법 말이다.

‘밑줄긋기’로 초회를 통과한 서숙은 ‘신귀족론’으로 역시 순풍 천료를 누렸다. ‘밑줄긋기’에서 보인 지성과 해학이 ‘신귀족론’에서 보다 심화되었다. 대학교수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A와 직장을 던지고 현모로 주저앉은 B, 그 사이에서 무능·무욕의 비생산·피부양자로 살아가는 자기를 신귀족으로 풍자하면서도 그 반면의 의의를 탐색하는 슬기를 보인 진취적 해학의 글이다.

‘삭수제비 뜨는 날’로 입문하는 이난호는 노숙한 신인으로 보여진다. 난숙하면서 활력 있는 문장이나 우리 농촌에 누적된 숙명과 슬픔을 신명나게 써갈긴 문화 수필. 그 역량으로 보아 가까운 날에 천료를 기대한다.           

 

                                                                                    ─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