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작년 가을에 천료 한 장 내고 지금껏 공탕을 친 것은 요즘 응모작들에게 몇 가지 병이 있어서였다. 그 중에도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꼬장꼬장 자랑하는 설궁형이나 시시한 화두를 고래고래 소리치는 과대형, 그리고 입만 벙긋하면 공자, 맹자 하는 설교형, 그것들이 아주 질색이다. 무겁되 은근하고, 알되 겸손해야 한다.

이번에는 모처럼 최영자의 ‘고층 예찬’을 천료한다. 탄탄한 문장에다 진솔한 착상이 아주 돋보였다. 간결한 문장 속에 시적詩的 감각이 군데군데 보여서 그 흐름이 차근하다. 거기다 착상이 진솔하면서도 구도적이다. 한때는 언덕에 살면서 낮은 데를 동경했고, 지금은 고층에 살면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그래서 아옹다옹 하지 않는다고 예찬하면서도 흙이 그리워질 날을 점치고 있다. 일반 주택과 고층이라는 공간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관조를 이토록 쉽고 친숙하게 이끌어가는 솜씨를 사고 싶다. 말하자면 체험과 서술로 인식과 관념을 대신 한 것이다. 앞날을 축도한다.

초회를 통과한 문순하의 ‘댕댕이 바구니’는 견물생심見物生心의 기법이다. 댕댕이 바구니를 보고 아버지와 고향을 생각하는 그 구성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얽힌 이야기가 진한 인정과 상큼한 해학인 데다 시종 시정詩情을 깔고 있어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 작은 댕댕이 바구니에 진정과 진실이 담겨 있었다.

 

                                                                                  ─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