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가뭄 끝에 단비가 오듯 이번엔 세 사람을 천료시킨다. 본지 창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글의 주제나 색깔·솜씨 등에서 신인다운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기로 한꺼번에 세 사람을 세상에 내놓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작년 가을, ‘송사리의 꿈’으로 초회를 넘어섰던 민명자는 ‘의자와 인형’으로 당당하게 골인했다. 우리들 전환기의 도시 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락의자나 고릴라 인형 등 중고 가구의 몰래 폐기를 풍자한 문명비평적 수필이다. 작자는 S`교수의 내핍적인 덕성과 대조시키다가 영화 ‘혹성 탈출’에 나오는 유인원의 인간 지배, 인간 추락을 상기시키면서 ‘이 골목에서도 고릴라 인형이 인간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겠냐’고 넌지시 야유했다. 우선 비평적인 착안과 긴장감 있는 구성, 거기다 시종 해학적인 분위기와 지성을 바탕에 깔았다. 신인다운 패기를 보이면서도 든든한 주력이 보인다.

올 봄, ‘이름값’으로 초회를 통과한 이경수는 다시 ‘흔적’으로 그 특유의 구성과 문장력을 과시했다. 친구가 남기고 간 묵은 다기에 우러나는 향기를 맡고 그 맹물 속에 그림처럼 일렁이는 흔적을 읽는 풍류라기보다 거의 입선入禪의 경지를 그렸다. 짧지만 담담하고, 담담한 그 속에 깊이를 못질하는 명상록 스타일의 수필, 어려운 도전이지만 풀어낼 듯하다.

지난 여름, ‘댕댕이 바구니’로 초회를 거친 뒤 쉬지 않고 ‘우산’으로 천료까지 단숨에 밀어부친 문순하는 서정의 단거리 선수 같다. 어찌 보면 흔한 소재다. 이승에 계시지 않은 부모의 회상이다. 그런데 절절이 다가오는 것은 감성의 단추를 문인화처럼 터치한 기교다. 그리고 읽고 나면 그 짧은 글이 상징이요, 어쩌면 그의 일대기요, 우리네 시골 사람의 공동 역사였다.

 

                                                                    ─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