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후기

 

 

한여름이 뜨겁게 달아오를 때 수필은 정자나무 밑에서 부채가 되어야 한다.

인쇄문화가 전자문화로 바꿔가는 길목에서 수필은 새롭게 자세를 가다듬어야 하건만 생산의 과정에는 별로 변화가 없다. 다만 기록의 방법, 전달의 방법이 달라질 수 있겠다. 아무리 달라질지라도 부채가 되어서 시원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요즘 여러 군데서 과학정보화시대의 문학을 대비하는 연구와 세미나가 많아질 때라서 한 번 짚어본 말이다.

이번 합평으로 시인 박목월의 ‘가로등’을 올리기로 했다. 시인이면서도 많은 수필을 썼던 분인지라 그 격조가 인정되지만 수필가의 시각에서 ‘가로등’은 어떻게 해체되는가가 관심거리다.

모처럼 천료 석 장을 냈다. 서로 개성이 달라서 좋았다. 억지로 갈래를 나눈다면 문명 비평, 명상 수필, 서정 수필로 보인다.

부디 초심을 살려서 장수하기 바란다.

 

                                                                              ─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