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金菊子

 

중국 난징에 가면 중국의 국부 쑨원(孫文) 선생의 영구(靈柩)를 모신 곳이 있다. 중산능이다. 중산능은 여염직이라는 사람이 종 모양(경종식)으로 설계하였는데, 그것은 중국 국민에게 경종(警鐘)을 울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 초입에 서 있는 높다란 문 위에 ‘천하위공(天下爲公)’이란 글자가 씌여 있다. 천하를 공적으로 사용하고 계획해서 운영해야지, 어떤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당신 나라의 대통령이 누구지요?”

“잘 모르지만, 훌륭한 분이 계시지요.”

이런 대화를 하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

‘고상한 성품과 격정을 누르는 감정 그리고 겸손과 사내다운 성격을 지녔으며, 철학과 친숙하고,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엄격하게 처리하며, 가족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정의를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머언 앞날을 예견하여 아주 작은 일에 대해서도 조용히 준비를 갖추고 재정을 능숙하게 관리하며,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사람’ ─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중에서

바로 이런 사람이 내가 바라는 대통령 상이다. 훌륭한 사람이면 된다.

천하는 어떤 한 사람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분을 받드는 공公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주위에 모여 그들이 세상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본다. 그보다 욕심을 내자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제자리에서 상식에 어긋남이 없이 정직하고 열심히 살아서 공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할일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바람이고 그리고 꿈이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다.

젊은 세대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었다. 아니 이미 그 속에 그들의 꿈이 있었다. 그들의 노래말 중에 ‘바꿔 바꿔, 뒤돌아보지마, 괜찮아, 후회하지마’ 등등…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하면서들 뛰는 그들의 기분은 그저 젊음이 넘쳐 흘러내리는 물결로만 바라보았다.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중얼거림은 그들이 내는 언어의 잔물결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 속에 당찬 결의와 꿈이 있었다.

지난 2002년 6월 월드컵에서 스타디움을 흔들었던 함성과 붉은 물결은 감동적이고 눈부셨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행복하고 즐겁다.

포르투갈 문전을 두드리던 박지성의 침착하고 당찬 슛 모습, 이탈리아 문전을 두드릴 뻔했던 안정환의 페널티 킥 실추에 “괜찮아 괜찮아” 하던 응원석의 붉은 악마의 위로에 드디어 연장전에서 해냈던 헤딩 골은 지금도 가슴을 떨리게 했던 감동의 드라마였다. 그리고 스페인 문전을 두드린 홍명보 선수의 골은 4강 진출의 ‘꿈*은 이루어진다’가 아니라 이루어졌다였다.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뒷사람 시야를 가릴까 봐 우산을 접고 비를 맞으며 응원하던 그들, 전국 70여 곳의 100만 명의 인파가 떠난 후 자발적으로 현장을 정리했던 그들, 응원석의 질서를 위해서 요지부동 서 있던 푸른 제복의 전경들의 뒷모습, 그들을 눈부시게 바라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앞장 서서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이번 2002년 대선은 한편의 세대 갈등의 드라마였다고 한다. 60대 부모는 자식에게 부모의 의견에 따르지 않으면 용돈을 줄인다고 하고, 40대 자식은 노부모에게 자식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면 생활비 보조를 줄이겠다는 농담도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어린이도 있고 젊은이도 있으며 노인도 있다. 그리고 노인에게는 젊은이들이 겪어보지 못한 경험과 그곳에서 얻은 지혜가 있다는 것을…….

이제 애정 어린 눈빛으로 젊은이들을 바라보려고 한다. 왜냐하면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또 그들을 많이 사랑하니까…….

새 정부는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국민참여정부’를 출범시켰다. 인터넷을 통한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요구하는 것이다. 국민의 책임이 무거워졌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폭넓은 지식과 정확한 판단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시민적 덕양을 함양하고 성숙한 시민 문화를 구축해야 할 것 같다.

 

‘寬則得衆 信則民任焉 敏則有功 公則說’

‘무릇 지도자는 너그러우면 민중을 얻고, 믿음이 있으면 일을 맡기며, 민첩하면 공을 이루고, 공평하면 백성들이 기뻐한다’라는 『논어』 중에 나오는 대목을  젊은 대통령에게 말씀드리며, 이제 나의 꿈을 기대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