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평론 한 장을 내고 오래 기다렸다. 이번에 김형진 님이 “이어받음과 열어나감(‘규중칠우쟁론기’를 중심으로)”을 본지의 두 번째 수필 평론가로 내민 것은 탄탄한 역사적 배경을 등지고 현대수필의 드넓은 바다에 도전하겠다는 평론가적 자세와 그 실력을 믿어서였다.

지금 우리 수필의 담론이 기껏 한문 문집이나 외국 수필에 의존하거나 지난 세기 30년대 이후 간헐적으로 출현한 근시안적 평론에 그치지 않고 우리 수필의 정통을 정립하고 현대수필의 진로를 위한 탐색이 필요할 때, 김형진은 우리 고대 국문수필의 정리와 수집을 통해 그 구성 및 서술방법을 분석함으로써 자체 계승과 미래 개척을 시도한 것이다.

그는 바느질 도구를 의인화하면서 서로의 관계를 주종적 계급 관계로 구성한 ‘규중칠우쟁론기’를 통해 사회적인 구조를 해학적으로 들추어 낸 예로 고려시대의 가전체와 조선의 판소리 계승, 그리고 생동한 인물의 묘사, 과감한 결미의 생략 등 서술과 구성을 조명한 점들이다. 특히 결미의 생략은 암시요, 결합, 독자에 대한 배려라고 강조 평가했다.

벌써 수필집 두 권으로 수필계의 호평을 받은 바 있는 김형진 님은 이제 바른손으론 수필 창작, 왼손으론 수필평론, 양수 겸장으로 마당을 넓힐 것을 믿는다.

수필 창작으로 박태선의 ‘눈 오는 아침’을 초회로 올린다. 아침에 내리는 눈을 보면서 촉발되는 감각과 과거를 썼다. 현재와 과거, 시각과 청각, 시각과 미각을 교차시키면서 의식의 흐름을 살린 수필이다. 그 감성적인 묘사와 잠재의식적인 구성이 상당한 현대감을 준다.  다음 작품을 기다린다.

                                                                     

                                                                     ─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