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이번 호에는 초회 한 장 없이 천료 두 장을 냈다. 우리로서는 풍성한 배출이다.

올해 봄에 ‘오빠의 독감’으로 초회를 통과했던 김민숙이 현대인의 긴장과 불안을 날카롭게 그린 ‘닫힌 골목’으로 당당하게 골인했다. 초회에서 그토록 끈끈했던 혈육의 정과 부조리했던 사회를 넌지시 고발했던 작가가 이제 밀폐된 공간과 긴박한 시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현대인의 위기를 그렸다. 작가적인 다양한 능력을 보이면서 사고의 깊이와 기교의 성숙을 보인 것은 아주 살 만하다. 둘만이 갇힌 수직의 공간, 그 상상과 상징은 김민숙 수필의 미래를 넓힐 것 같다.

지난 호에 ‘눈오는 아침’ 같은 감각적인 수필로 초회를 넘어섰던 젊은 박태선이 이번에는 ‘왕과 나’란 훈훈한 서정적·사회적인 수필로 깃발을 꽂았다. 쾌재랄 수 있다. 작가가 사는 동네, 동갑내기 단골 서점 주인과의 시종을 훈훈하게 그리고, 아련히 그림으로써 수필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는 한 편의 글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표현했다. 하나는 서점의 대형화에 밀려 문을 닫고 훌쩍 떠나버리는 중소 서점의 몰락, 또 하나는 서점 주인과 고객 사이에 심화되는 우정, 그리고 이들 관계를 군신(君臣)으로 보는 해학을 부리다가 끝내 생멸(生滅)로 보는 철학의 바탕까지 깔아놓았다.

                      

                                                                   ─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