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천료 한 장 없이 초선을 넘어선 사람이 세 사람이다. 우리 잡지로선 드문 일이다. 가능성을 찍어놓은 것이다.

은서향의 ‘둘과 셋’은 사람의 명운과 사람의 행보, 그 불가지성을 아주 흥미진진한 화제로 풀어나갔다. 세상에 이럴 수가! 수도하겠다던 사람 둘은 시집가서 아들 딸 낳았고, 결혼하려고 일찍부터 솜씨 보이던 사람 셋은 수도원으로 들어간 얘기. 그는 ‘성소’란 말로 암시하고 또 명시했다.

이종화의 ‘가면무도회’에선 탈 이야기. 그것은 날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참이 아니어서 아무것이나 쓸 수 있으련만 닮고 싶은 가면을 고를 뿐이라고 넌지시 해설을 덧붙이고 있는데, 뜻밖에도 이 예비주자는 홍안의 대학원 학생이라고.

도혜숙의 ‘자투리’는 사람의 한평생을 한 필의 베로 보고, 글쓴이는 어느덧 여섯 마디에 접어든 황혼임에도 그 남은 자투리로 이불보 하나쯤 만들어 별 밭 같은 현란한 언어를 수놓겠다고 여유만만했다.

 

모두가 성실하게 인생을 관조하는 그 자세가 초선이기에는 몹시 믿음직하다. 다음 호에는 진주 몇 알을 캘 것으로 생각한다.

 

─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