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지난호(06, 겨울)에 ‘가면무도회’로 우릴 놀라게 했던 이종화가 이번엔 ‘고소공포증’으로 천료, 우리 <계간수필>에 신기록을 세웠다.

산에 올라 위를 보면서 더 오르고픈 상승의 욕구는 역사를 전진시키지만, 그 끝은 불안이요 공포라는, 그래서 현대인의 새로운 징후 ― 고소공포증을 소박하게 고발했다. 그리고 약관 이종화는 깜찍하게도 「버리면 오히려 얻는다」의 노장 지혜를 넌지시 보인다. 간결한 문장에 농도 짙은 사고를 노련한 중·노년처럼 무리없이 풀어가는 필력이 우릴 든든케한다. 그의 외조부이신 원로 수필가 고 박규환 선생 곁에서 신교身敎가 있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스물일곱살, 수필계에서는 싱싱타못해 여리디여린 나이다. 이제 이종화의 등장으로 수필이 특정한 연대의 문학이 아니고, 심도 있는 사고로 모자란 체험을 극복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창작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번 호에 초회 한 장을 올렸다. 신명희의 <집시>가 그것이다. 스페인 여행지에서 유랑집시들의 플라멩코를 보면서 자기의 반생을 돌아보는 글인데 아직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 고뇌를 안고 차라리 한을 풀어내는 집시의 춤을 추고 싶노라 했다. 착상도 신선하고 문장도 탄력이 있어 호감이 간다.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