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칼럼

 

새 아침에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명

수필문우회가 창단(1981)된 지 30년, 그리고 《계간수필》이 58호로 창간 15년에 다가가고 있다. 돌아보면 수필문학의 위상을 높이고 작품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뜻을 모은 수필문우회와 《계간수필》이 긴 세월 동안 흔들리지 않으면서 오늘에 이른 것은 회원들의 변함없는 열의와 관심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수필문우회는 초창기부터 월 1회 월례회와 작품 합평을 지금껏 변함없이 이어 오고 있고 또 《계간수필》은 창간 이후 결본을 낸 일 없이 《계간수필》만의 자랑인 ‘작고문인 집중조명’을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도마 위에 올린 수필》이란 책으로 2권을 묶어 세상에 내놓았고 또 세 번째 책을 묶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계간수필》은 수필문우회 동인지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동인 서로가 우수한 작품을 쓰고 발표하고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외부 필진의 참여가 부족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그런 것을 감안하여 폭넓게 수필독자들을 아우르는 열린 광장으로 독자들과 만나기를 시도해 왔다.

그동안 기억에 남는 행사는, 1991년 한·중·일 동양 3개국의 석학들이 모여 <어떤 수필이 높게 평가되는가>를 놓고 진지한 토론을 펼쳤던 국제 수필 세미나와 2001년 <현대 한국 수필의 위상>을 주제로 국내 수필 세미나를 국내 수필가들이 모두 모여 가진 점, 2004년부터 4년간 16회에 걸친 ‘수필 아카데미 강좌’ 등 우리 회원들뿐 아니라 수필가 모두에게 좋은 시간으로 기억되는 행사들을 열었다.

금년 5월 수필문우회의 큰 기둥이셨던 우송 김태길 선생님의 타계로 수필문우회는 물론 우리 수필계에도 큰 손실을 입게 되었다. 수필문우회가 의지하던 거목을 잃은 상실감이 보통 큰 것이 아니어서 과거 못지않게 앞으로 걸어나갈 수필계의 과제를 안게 되었다.

에세이는 그 자체가 지성을 기반으로 한 정서적 신비적 이미지로 되어진 문학(R. M. Aiberes)이라는 알베레스의 말에서 엿볼 수 있듯 수필은 두 가지 면을 지니고 있다. ‘지성을 기반으로’한다는 것은 학문적, 사색적인 면이고, 정서적이라는 것은 문예적인 것을 지칭하고 있다. 그런 정의를 참고해 본다면 우리 수필도 지성과 정서가 결합된 차원 높은 글이어야 하고 그런 글을 써왔는가를 돌아보게 된다.

앞으로 《계간수필》은 수필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변함없는 신념으로 독자 곁으로 좀더 다가가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믿는다. 잡지의 존재 여부는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과 노력이 읽어주는 독자의 요구와 방향제시가 함께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수필이 연륜을 입은 사람의 글로만 존재할 것이 아니라 젊은 혈기로 지성과 정서가 어우러진 수필인들의 만남의 공간이 될 때 《계간수필》도 젊어질 것이다.

이제 2009년도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다.

돌아보면 못다 한 일들도 많고 아쉽고, 안타깝고, 후회스럽고 반성하게 되는 일들도 많다. 하지만 이것을 거울삼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변신하는 《계간수필》이 되기를 바란다. 모든 회원의 애정이 담긴 우리의 잡지로, 많은 독자들이 애정을 가지고 읽는 잡지로, 2010년 새 아침의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태어날 것을 바란다.

(본지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