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난兩難

 

박경주(朴景珠)

 

難1. 두 사돈

 

두 사돈을 둔 친구. 한 사돈은 부유하고 또 한 사돈은 궁핍하단다. 설이 되자 사돈댁에서 세찬이 왔는데 잘사는 사돈은 값비싼 선물을 보내왔고, 못사는 사돈은 값싼 것을 보내왔다. 그러자니 그에 따른 답례가 어려운 일이었다.

의당 두 사돈에게 똑같이 답례를 해야겠지만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간소한 선물을 보내온 사돈에게 과한 답례를 하는 것도 실례가 될 듯했다. 과분한 것을 받은 사돈은 마음이 여간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

“하여간 참 힘들더라. 그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동안의 근황을 묻는 내게 어려운 일이 있었다며 털어놓았다. 두 자식들이 서로 눈치 채지 않게 따로따로 선물을 보내긴 했지만, 그 일이 참 어려웠노라고 말했다.

 

難2. 보리밥과 쌀밥

 

그때는 전시戰時였다. 내가 태어나기 전, 당시 온 나라는 기근에 시달렸다. 아버지 형편이 여의치 않았는지 우리 가족은 외가에서 기거했다. 친정살이를 하는 어머니 마음은 참 어렵고도 힘들었을 것이다.

외조부님이 한의사였기에 외가는 끼니를 굶는 형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절이 시절이니 만큼 쌀밥만을 먹을 형편도 아니어서 보리에다 쌀을 약간만 섞어 밥을 지었다.

“끼니때마다 밥을 푸기가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씨야. 외할아버지 밥그릇에만 쌀밥을 푸자니 까만 보리밥뿐일 느그 아부지 밥그릇이 맘에 걸려 이리 푸고 저리 푸고 주걱질하는 게 징허게도 어려웠씨야. 나는야 그것이 참말로 어려웠씨야. 인수분해보다 더 어려웠씨야.”

어머니의 푸념은 아버지가 서운한 날이면 더 자심했다.

“그때 울 아부지 밥그릇엔 보리밥을 푸고 쌀밥으로 덮어놓고, 느그 아부지 밥그릇엔 쌀밥을 푸고 보리밥으로 살짝 덮어놓고 그랬는디. 느그 아부지가 그때 나 속을 알기나 하겄냐.”

 

 

≪에세이 문학≫으로 등단(2005년).

수필집 ≪세 조각의 퍼즐≫.